우창훈 개인전 《다차원미술의 태동 Works of 1975-2011》
다차원미술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타이틀에 많은 분들이 의아한 표정을 짓곤 합니다. 저는 32년간 반물질, 혼돈 (Chaos), 에너지, 프랙탈, 미시세계 등의 비교적 일상적이지 않은 테마를 아우르며 현재의 작업에 도달했고 결과적으 로 이들을 다차원미술이라는 말로 명명하게 되었습니다.거슬러 올라가보면, 대학시절이었던 1975년 당시, [유클리드 기하학과 토폴로지]라는 한권의 책을 펼치게 된 것을 계 기로 그간 배워온 미의식의 개념과 작업방식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. 어느덧 현실차원에서 벗어난 극미(극대)세계의 색다른 형태감에 매료되었고, 80년대 초현실주의 미술이 가까이 다가온 시기에도 나의 정신은 자유로운 형태감에 대 한 열망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. 거대한 우주에 대한 호기심, 눈에 보이지않는 극미세계의 구조, 때로는 죽음과 삶에 대한 생각으로 작업은 계속되었습니다. 맨 처음 작업들의 출발점은 기하학적 이론에 근거한 시각적 표현이었으나 사 유와 작업의 시간을 거듭하며 혼돈(Chaos)의 세계, 인체의 에너지와 정신에 대한 연구로 연결되었습니다.2011년 지금, 제 작업공간에서는 꾸며진 세계와 진실의 세계가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. 너무 거대하거나 너무 작아 서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과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현실의 공간이 하나로 합쳐지기도 하고 각각 성질이 다른 물질들이 서로간에 소통을 시도할 때도 있습니다. 우리를 담고있는 세계와 인간 존재를 다차원적인 형상으로 인식하 고 다중적으로 표현하려는 저의 오랜 시도는, 모든 사물의 존재이유와 가치를 깨닫고 깊이 느끼고 싶은 작가로서의 열망이 있기 때문입니다.이번 전시는 저의 지난 32년간의 작업을 보여드리는 자리입니다. 끝으로 이 의미있는 자리를 빌어 그간 큰 가르침과 사랑을 주신 분들께 드리는 감사의 인사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.지난 시간 흔들림없이 한길을 걸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고 중·고교, 대학까지 긴 시간의 가르침을 주셨던 그리운 스승이신 황유엽 선생님, 형편이 어려웠던 60년대에 유화를 그리겠다는 국민학생 어린아들에게 슬쩍 물감을 사다주 시며 말없이 지켜보시던 아버님, 아들이 있는 곳 어디든 오셔서 작업을 독려하시고 지금까지도 작가로서의 삶을 가르 쳐주시는 어머님. 그리고 화가로서의 자존심이 행여 흔들리지 않도록 물심양면으로 한결같은 응원을 해주는 나의 사 랑하는 동생들과 가족, 주변 분들께 진실된 마음에서 우러나는 감사의 말씀들 드립니다. 앞으로 더욱 견고한 창작에 의 열정으로 보답하겠습니다.2011. 11. 우창훈